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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삼건의 미래도시(5)]울산 2천년 도시변화의 교훈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05.25 조회수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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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 나아갈 미래 모습은 현재와 과거의 어느 부분을 이은 연장선 위에 있다. 오늘의 선택이 미래를 결정하는 만큼 과거에 이어 미래를 전망해 보는 일은 큰 의미가 있다.

울산을 비롯한 모든 도시는 그 모습이 다르다. 수많은 도시가 건축물, 도로, 철도, 공원 같은 요소를 공통적으로 갖추고 있지만, 실상 각 도시의 겉모습은 같지 않다. 입지조건의 차이가 기후와 식생을 다르게 하고. 지형 조건도 같은 경우란 있을 수 없다. 시민이 다르니 그들이 만들어온 역사와 문화가 판이하고, 생업활동이나 생산물도 차이가 있다.

도시는 정해진 조건과 자원을 바탕으로 누군가의 의도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인류가 자연물을 이용해서 보금자리로 삼았던 동굴주거 생활을 벗어난 이후 만들어온 집이나 마을, 그리고 도시에는 만드는 이의 의지가 스며들어 있다. 우리 도시는 과연 누가 만들었고, 그 전통이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 배우고 연구하는 이들이 도시역사 학자들이다. 그러면 도시역사를 연구하고 배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한마디로 미래 도시를 계획하고 설계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울산에서 사람이 살았던 기간 가운데 지금부터 2천년 정도만 떼어서 보면 무엇이 울산의 운명을 결정해 왔는지 보인다. 결정적 요인은 천연 방파제로 둘러싸인 울산만과 이곳으로 흘러드는 동천강, 태화강 같은 담수라고 할 수 있다. 울산의 이웃에서 번성했던 서라벌 천년 역사도 울산 포구가 없었다면 존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서라벌, 즉 경주는 바다와 떨어진 내륙도시이고, 신라는 현재의 대한민국처럼 백제와 고구려에 의해 대륙연결 통로가 가로막혀 있었다. 이런 신라에서 경주와 가까운 울산포구의 존재는 큰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다.

2천 년 전 울산만의 모습도 지금과는 많이 달랐을 것이다. 당시의 울산만은 동천강에 걸린 ‘천곡2교’ 상류까지 연결되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는데, 중산동과 달천 철장 유적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통일신라시대가 되면 울산포구는 반구동과 효문동 일대 강 하류지역으로 후퇴하는데, 지금의 농소일대 원시림에 사람의 간섭이 이어지면서 환경파괴가 일어났고, 그 결과 흘러내린 토사가 차츰 좁은 만을 메웠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울산포구의 중심이 중산동이든, 반구동이나 달동이든 간에 적어도 신라멸망 이전까지 울산은 수도 외항이라는 특별한 지위를 누렸다. 당연하지만 상공업과 무역이 번성했고, 진귀한 보물을 실은 무역선은 모두 울산포구에 기항했으며, 국내외를 오가는 외교사절도 울산포구에서 배를 타고 내렸다. 천년이상 번성했던 수도외항이자 국제무역항이었던 울산항의 운명은 신라멸망으로 뒤바뀌었다.

고려 건국 이후 조선이 멸망할 때까지 울산은 군사요새 도시였다. 수도 경주의 수도기능이 사라지자 일본과 가장 가까운 반도 동남단이라는 울산의 위치는 해양세력을 막는 요새역할만 맡게 했다. 고려 현종 때인 1018년에 울주방어사가 설치된 이후 조선 초에는 경상좌병영과 경상좌수영을 비롯한 거의 모든 유형의 성곽이 울산 땅에 축조되었다. 울산의 운명이 다시 바뀐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막아야 했던 일본의 식민지가 되면서다. 일제는 태화강과 동천강에 제방을 쌓아 오랜 포구역사를 단절시켰고, 그들을 막던 우리 성곽은 방치한 채 왜성만 문화재로 지정했다. 식민지 말기에는 침략전쟁을 위해 울산 병참기지 개발을 추진했다.

울산 2천년을 돌아보면 천부의 강점인 울산만이 가지는 특성이 지속적으로 훼손되어 온 것을 알 수 있다. 무역선이 사라지고, 창검이 번쩍이더니 종국에는 도시와 포구가 제방과 도로로 단절되었다. 사람과 물자교류는 사라지고 석유와 화학물질이 주인공이 되는 한편 여객선이 멈추고 화물선만 오가는 항구가 되었다. 최근 반세기 동안 해변은 모두 공장 담벼락으로 가로 막히고, 그 옛날 무역선이 드나들던 강변에는 고층 아파트가 벽처럼 서버렸다.

울산의 미래에 부산이 주는 영향도 크다. 부산은 울산이 가지고 있던 대일본 창구기능을 안으면서 울산을 추월했다. 2천년 울산역사가 알려주는 길이 바다에 있는 만큼, 부산항을 넘어서고, 또 부울경특별연합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에 울산의 미래가 달려 있다.

한삼건 울산도시공사 사장 울산대 명예교수

출처 : 경상일보(http://www.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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